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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꽃 꽃이 산아래를 향해 피는 건, 나를 부르는 몸짓. 겨우내 견뎌 기운을 돋군 건, 날 기다린 맘울림. 더보기
아상 생각대로 산다 걸어 살아 돌아보며 읽어 알아 이치대로 일생 학생으로... 삶 이것도 놓고 뜻 그마저 놓아 본시 천연함이 있었으니 본시 그 나에 살았어야 삼가 나다움을 익히리니 삼가 살아내자 본디 나로 더보기
남도의 밤 붉게 저무는 남도의 밤 긴 어둠에 겨워 뒤척일 새 꿈결인가 그대를 보았던지 붉게 새우게 되는 이 밤 더보기
단풍잎 산에는 모든 것이 살아 있다 새도, 수풀도, 바람도, 물도, 공기도... 그렇다 온 땅이 살아 만 생이 산다 이 생의 마지막이 고우면 좋겠다 저 단풍잎처럼 바람에 기대 처연히 온 색을 태우고 붉게 맑게 그렇게 더보기
순간 더없이 좋던 순간 어느 봄 삐비 순을 따먹기 위해 산자락 둘레를 헤집던 순간 억수같은 장마비 속에 반나절 내내 온 들을 뛰던 순간 한여름 낮, 외가댁 평상에 누워 하늘땅 끝까지 울리던 매미소리를 해가 다 지도록 듣던 순간 어느 때 바다물이 빠지더니 돌연 끝없는 뻘밭이 드러나던 순간 한없이 무섭던 순간 개울가 모내기한 논 바닥에 파랗게 찬 물이 솟고 흙빛마저 꺼져가던 울렁이는 수렁을 본 순간 밤새 폭풍우가 들이치더니 들창 붙들고야 든 꿈에서 깨어보니 온 신작로 가로수가 다 쓰러진 순간 어느 늦가을 떼지어 북으로 날던 청둥오리 떼가 추수끝난 빈 들에 가득히 죽어 너부러진 순간 이 순간, 오십여년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나, 이렇게 순간으로, 나는 지금 살아서... 더보기
곱게 곱게 뜻이 있어서 꽃피지 못해 진의라면 뭐하노 선의래도 어쩌누 미의래야 필텐데 뜻이 서리면 이쁘게 맺자 더보기
봄 온다 봄이다 닥쳐온다 가지끝 떤다 색도 오르는가 자꾸 고개 돌리니 한발 또 한발 봄이다 더보기
너 떠올라 나도 잠들려다 옛 음악을 듣던 차 업인가 또 생각났어 그래 시라고 해야겠지 시는 마침표가 없더라 그래도 거기로서지 삶은 여기 곱게 나답게 잊히는 사람 그립지 말길 곧 잊힐 사람 잊었던 친구 내일 찾으리 곧 만날 친구 잊어낸 인연 그만 거두길 곧 지울 겁업 더보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