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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...

부드러운 커피 내리는 법 안다. 싱싱한 생두를 구해 타지 않게 고이고이 볶아 향미 가두어 식혔다가 미묘한 님이라 자잘히 갈아 끓는 물 한 풀만 식혀 오향과미 애써 풀어낸 맛 부드럽겠지 책에서 보듯, 그리 알지. 한다. 친구 멀리 오니 가까이 앉혀 아껴 둔 브랜드 원두 내보이고 거칠고 어둔 놈, 꺼뚤꺼뚤 갈아 설렌 맘, 돌아보고 참아가며 여린 단맛이라도 머물라 기도하듯 내리는데, 서툴다! 넘친 컵, 향은 방울져 흩네 풀맛에도 보드라해질 녀석, 그 곁에 서서, '어때'라는 웃음말. 그리 커피 하지. 더보기
신년운세 봅니다^^ 사오미신, 님들 운세 봐드립니다 글쎄 빌어라도 드립니다 잘 되시리라 믿지만서도 그래도 살펴드리니 근심을 뵈주세요 못다한 꿈이나 한이 되어버린 바램 그런, 바로 그거 풀어놓아 주셔요 혹 누가 탐심이라 탓할까 두려운 그 마음 한번 열어 보셔요 뱀, 말띠와 양과 잔나비띠 님들 운세 잘 보아 드릴 테니 탈일랑 없으니 어서 풀어보셔요 그간 무엇이 그리 북받치고 왜 여태 떨구어지지 않았는지 신년운세 풀이에 던져보셔요 새해, 저절로 오듯 꿈은 시간되면 이루어지고 탐심이라면 시간따라 흩어지며 한이라도 저 시간에 묻히리라... 그리만 풀어드리려 했지만요 신년운세 물어오신다면요 더보기
내려놓기의 어려움 가소롭다 내려놓았다는 자들 믿을 수 없다 깨달았다는 자 꺼져라 관조한다는 너 그치라! 초탈했다는 그 말 그저 눈감은 거로다 이제 거짓이라 스스로 밝히라 글로 써낸 네 깨달음 따위 욕망, 어떤 빈 꿈에 눌려 아직 울고 있노라 하라 곁에 엎드려 함께 울겠노라 마음속 오물통을 비추라 자존의 자물통만이라도 열라 더보기
파이날 레이스 끝, 수만번의 끝에 서다 수백만 기도의 종국이다 억겁의 열망을 태워버렸다 마지막, 그 끝에 선 것이다 이제 네 호흡이면 그만이리라 첫 호흡에 생애 최고점을 새겼다 둘, 좋다 다 건다 더없이 좋다 셋, 괜찮다 이제 끝 숨만 남았나 아, 그 숨을 다 뱉지 못했구나 남은 숨이 눈물을 밀어내고 있네 찰나의 의식이 끝의 끝을 붙들었구나 아, 그러나 모든 것을 다 던졌지 눈물까지 마저 뿌린 것이니 끝숨의 의식을 눈물의 의미로 하자 너는 네 끝을 넘어섰다 더보기
신도시의 대중교통 애환 나 사는 곳, 위례는 두 고을이 다스리지 서울은 격지고 성남이 고장이라네 성아래 남쪽마을에도 두 역이 있지 복정이라는 역과 산성역이네 기차 닿는 곳으로 두 방향이라서 복정역은 21번 마을버스 타고 산성역은 60번 시내버스 타지 하여간 일찍 오는 걸 탄다네 오늘은 광화문 놀러가는 날 3호선 타야 님 빨리 보는 거지 그립고 사무치는 설레임 속에 저! 버스 오기에 여! 타는 거지 숨을 헤자니 버스는 산성행이네 아 헐 이런... 어렵소 제기랄 OMG 이건 잠실가는 거잖아! 2호선 갈아타도 광화문, 하! 멀다 클났지 두번 더 갈아타야 돼 님, 옛처럼 기다릴지 요샛양 떠날지 거듭 치미는 각성은, 붉은 그리움과 시골에는 차가 있어야 한다는 점 더보기
나의 시학 시를 쓰니 나는 시인이련다 시인으로 시학부터 갖추어 본다 얼뜬 오기이든, 새똥 미학이든 내 시에 의미와 재미를 추구한다 재미 없어도 토닥여 보는 의미를, 의미 없으면 재미라도 일구는 거라 혼 벼리어 관조적이고자 하고 정 거두어 사실적이고자 한다 그리 펜 놀리자면 슬금 재미가 돋고 그게 길새에게라도 의미로울까 하여 걷다가 새똥이라도 보면 엎어져 쓴다 이런 글사위를 시라 해두라치면 그예 나는 시인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어엿한 시학도 갖춘, 한사코 절로 시정에 불타는... 더보기
무지 월식을 아는가 이해는 하겠지 보았는가 느꼈는가 마냥 좋았는가 말이다 취했는가 춤추고 노래했는가 정히 알았는가 말이다 달에 비친 네 그늘을 사랑했는가 말이다 더보기
기록경기 아들이 몸살이다 어제 수학학원 승급시험 보느라 나도 맹몸살이지 그제 담금주 파티에서 노느라 조금 뒤 학원 라이딩 갈 시각이 온다 아들이 병칭으로 오늘강의를 쨀라구 한다 병상에 죙일 누웠던 나, 학원비가 아깝다 아들에게 체온재고 약 먹자 했지 첫시도, 에러. 다시 잰다. 체열수치는 37.7, 음 중열이다 해열제를 하나 먹으라고 한 후, 내 온도를 잰다, 1차 37.8 야홋! 기록경신이지만 못내 아쉽다 2차 시도. 헐 37.6, 음 이건 버릴 수 있지 요새 올림픽 룰로는 내가 이긴 것이다 약을 싫어하는 나는 생강차를 마신 후, 노구를 이끌고 애에게 '가자 학원' 했다 실상 아들이 더 아프리라는 염려는 든다 통상 냉혈인간이었던 녀석, 아플 것이다 더보기